카페인과 수면
카페인이 수면에 미치는 주요 원리는 아데노신이라는 뇌의 화학 물질과 관련이 있다. 아데노신은 피로감을 유발하고, 우리가 잠이 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카페인은 아데노신과 결합하여 그 기능을 방해하고, 결과적으로 우리는 피로감을 덜 느끼고 각성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카페인이 체내에 있을 경우, 수면의 잠복기(잠들기까지의 시간)가 길어지고, 수면의 깊이도 얕아질 수 있다. 또한, 카페인 섭취가 수면의 질 자체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깊은 수면(REM) 단계로 진입하지 못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피로 회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다음 날 아침에 상쾌함을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카페인과 수면의 상관관계는 매우 뚜렷하며, 카페인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수면의 질은 낮아지고 수면 시간이 짧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카페인과 수면은 부정적인 방향의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카페인 민감도와 수면 질의 관계
카페인 민감도는 말 그대로 카페인이 신체에 미치는 반응의 정도를 의미한다. 카페인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각성 효과를 일으키지만, 이는 각 개인의 유전적 특성, 대사 속도, 체중, 나이 등에 따라 달라진다. 일부 사람들은 아주 적은 양의 카페인에도 쉽게 영향을 받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양을 섭취해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카페인 민감도가 높을수록 카페인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고, 민감도가 낮을수록 그 영향이 적다. 이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카페인 민감도가 높은 사람은 오후에 카페인을 섭취하면 밤에 잠을 자는 데 어려움을 겪고, 수면의 질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카페인 민감도가 낮은 사람은 카페인 섭취 후에도 상대적으로 쉽게 잠에 들 수 있고, 수면의 깊이도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거나 약간의 영향을 받는 정도에 그친다. 예를 들면, 카페인 대사 속도가 느린 사람은 체내에 카페인이 오래 남아있어 밤에도 각성 상태가 지속되고, 이는 카페인 민감도가 높은 사람의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다. 반대로 카페인 저항성이 높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기도 한다. 또한, 카페인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사람은 점차 내성이 생겨 같은 양의 카페인이 이전보다 덜 효과적일 수 있다.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한 카페인 섭취방법
탄산음료를 통한 카페인 섭취의 증가와 카페의 매장 수가 늘어남에 따라, 현대인의 카페인 섭취가 늘어나는 추세에, 카페인과 수면의 질이 부정적인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음료류 섭취량은 2011년 119 g에서 2021년 226 g으로 10년간 약 2배 증가하였고, 연령별로 보면 20대와 30대의 음료류 섭취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인의 섭취 음료류 중 커피 섭취량이 가장 높았다. 이외에 음료들도 대부분이 카페인 함유 음료였다. 이에 대해서, 식품 의약품 안전처에서는 카페인의 안전한 섭취를 위한 1일 최대 권고 섭취량을 지정하여 청소년은 체중 1kg당 2.5 mg, 성인은 400 mg, 임산부는 300 mg로 제시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위와 같은 카페인 1일 최대 권고 섭취량을 넘지 않도록 주의하며, 개인별 카페인 민감도를 고려하여 적절한 시간과 양을 조절하는 것이 최적의 카페인 섭취 방법이다. 먼저 카페인에 민감한 경우, 오후 2시 이후에는 카페인 섭취를 자제하고 적절한 운동과 수분 섭취를 통해 카페인 대사 속도를 높이는 방법이 있다. 이는 카페인을 섭취함에도, 수면의 질에 방해받지 않도록 하는 데에 분명한 도움을 준다. 카페인 내성이 높은 경우에는, 필요한 경우만 카페인을 섭취하여 효과를 극대화하고, 지나친 카페인 섭취로 인한 신경 피로를 방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